발걸음
발걸음의 차이였다
부단히 그것을 좁히려 했다
열정의 비결이었다
앞에 보이는데도
그 말한마디 건네기 위한
간격이 좁혀지지 않았다
소리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마치 무능력의 소치
발걸음을 믿었던 자만도 역시
뛰어야겠다는 마음은 7년 전
해방되면 꿈처럼 달리려고 했지만
내 안의 호소에 그쳤고
곁으로 따라잡아야겠다는 다짐은
기껏 부를 수 있는 거리로 멀어졌고
곧 신기루처럼 흐려졌다. 정지했다
이 발걸음은 어떤 욕欲에 기댄 것이기보다
아이가 엄마를 향해 뛰어가는
일종의 그런 마음이었다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를 쳤을까
조금만 천천히 가달라고 말을 했을까
때로 그들이 뒤를 돌아봤던 순간
정작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야 했다
이유는 모른다
이것은 대화의 문제였다기보다
발걸음의 문제였기 때문에
어쩌면 그역시도 신기루일테니까
한 번쯤은 손짓을 하고
잠깐이라도 그 간격안에 있으려고
한두번은 멈춰주길 바랬다
뒤돌아보지 않는 흐릿한 그림자
지금은 그조차도 없다
그리고 난 언제부터인가 뒤돌아서 있더라
이제는 그래야만 하니까
– 발걸음
201x.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