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의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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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스 발할라
잉글랜드의 역사서로 보면 될 것 같다. 배경이 된 덴마크+노르웨이 공화국 역사 인물로는 크누트와 엠마, 하르드라다의 연대기 <주요 인물 관계> 애설레드 2세(잉글랜드) – 엠마(노르망디) : 애설레드의 바이킹 말살정책 크누트(바이킹, 덴마크왕)의 공격 이후 + 엠마와 결혼(크누트의 잉글랜드 왕비, 둘째 아내) 크누트 협력자로 나오는 하랄 3세(하르드라다/추후 덴마크 최초 왕) : 바랑인 친위대(동로마) 콘스탄티노플, 조이 크누트 상속관련 : -에드먼즈 2세(애설레드2세의 첫 아내) -> 크누트 공격시 사망 -에드워드, 앨프레드(애설레드2세 사이의 본인 자녀 2명) -> 노르망디에서 생존 -> 자손은 헝가리 생존 -> 잉글랜드 복귀 -> 스코틀랜드 망명) -하레크누드(크누트 사이의 본인 자녀 1명) 크누트(1016~1035) 이후, 하레크누드 (재위 2년 3개월) -> 해럴드1 세(크누트 장남, 첫째 아내) 섭정(엠마 내쫓김) -> 해럴드 1세(재위 4년 4개월/자녀 없이 사망) -> 하레크누드(자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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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 법정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불아래서 주소록을 펼쳐 들고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 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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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책읽기
8월. 고민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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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워 오브 도그(The power of dog)
영화의 핵심은 위 사진 지점이었던 것 같다. 피터가 승마를 배웠고, 필과 함께 친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단 둘이 나왔던 때이다. 엄마 로즈는 피터가 걱정돼 달려나가 말렸지만 아무도 막지 못했다. 토끼 한 마리가 나와서 숨는다. 필은 토끼가 도망가는지 보자며 겁을 준다. 그러다 토끼가 다치게 된다. 그리고는 편히 보내주라고 한다. ‘필’스러운 전개방식이다. 피터는 다친 토끼를 잡아 괜찮다고 여러번 쓰다듬어 안심시킨 뒤 깔끔하게 죽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터’의 방식이다. 토끼를 대하는 둘의 태도는 극명하다. 영화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여러 리뷰에서는 남성성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피터가 토끼를 대하는 방식은 필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암시로도 볼 수 있다. 현재는 친해지는 듯한 모습으로 안심시키고 있고, 어느 순간 죽음이 엄습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토끼를 죽인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피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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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The Intern)
좋은 영화입니다. 못 본 영화 중에 좋은 영화는 아직도 많다는 사례가 되겠네요. 더 열심히 찾아야겠습니다. 2015년 영화 ‘인턴(The Intern)’ 입니다. ‘좋은 어른’에 대한 영화라고 봐야할까요. 마치 ‘나의 아저씨’처럼 제목이 주는 편견때문에 당시에 못 보고 지나간 듯합니다. 그 편견의 무지에 감동의 반전을 주는 것이 똑같네요. ‘좋은 어른’이기보다는 좋은 ‘사람’, ‘삶’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프로이트가 말했다고 합니다. 영화 시작과 함께 나오는 대사입니다. Love and Work,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 일과 사랑이 삶의 전부다?라고 해석하는 건 빈곤한 철학이겠지요. 프로이트가 말한 의미를 러닝타임 두 시간에 담아낸 영화라 생각합니다. 30대 회사 대표와 70대 시니어 인턴과의 건배(toast)를 영화의 한 장면으로 꼽았습니다. 이 ‘Work’에서 만들어진 관계의 부딪힘으로부터 ‘Love’가 생산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전개과정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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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8화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바람, 하중, 진동 있을 수 있는 모든 외력을 따져서 그거보다 세게 내력을 설계하는 거야. 항상 외력보다 내력이 세게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인생의 내력이 뭔데요? / 몰라… 나보고 내력이 세보인다면서요. 다들 평생을 뭘 가져보겠다고 고생고생하면서 ‘나는 어떤 인간이다’라는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둥바둥 사는데 뭘 갖는 건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원하는걸 갖는다고 해도 나를 안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금이 가면… 못 견디고…무너지고…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 나를 지탱하는 기둥인 줄 알았던 것들이 사실은 진정한 내 내력이 아닌 것 같고… 드라마 [나의 아저씨] 8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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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랑종, 그 의미없음에 대해
영화 크레딧이 오를 때 사람들은 핸드폰을 꺼내어, 조금 전 직접보았던 그 영화의 ‘결말’을 확인한다. 내가 눈으로 본 것보다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답을 받아든다. 영화의 배경은 전국의 무속신앙을 인터뷰하는 다큐를 찍던 중, 토속신과 신내림의 과정을 취재하는 것인데 그 지역에서 잘 알려지고, 대중적인, 뿌리가 깊은 바얀신에 관한 이야기다. 일종의 답을 찾아가보려는 목적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영화 어디에도 바얀신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는다. 지역민들이 인사를 드리고 재물을 바치던 바얀신의 동상(불상)만이 존재를 피력할 뿐이다. 바얀신을 영접한 주인공 ‘님’ 조차도 본 적이 없다던 바얀신. 몸으로는 느낄 수 있다던 그녀는 퇴마의식 전 신의 부재에 슬퍼한 뒤 사망한다. 전국에서 취재 대상으로 선택된 장소에서도 정답을 찾지 못한 상태에 머무는 것은, 그 (알아내려는 행위의) 의미없음에 대한 방증이다. 바얀신이 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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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29호
언젠가, 어딘가에 두고 온 게 있었음을 느낀다. 마치 쓰레기를 버리듯, 내팽개쳐지듯 급하게 버려 두고 그렇게 사라져간 그것 다시 찾을 일도 없을, 이제는 자취가 없을 그것 29호의 노래는 그 안에 내가 담아둔 마음까지 소환시킨다. 나도 잊었던 그것을 찾아와 상자를 열어젖힌다. 왜 버렸는지, 왜 두고 왔는지, 지금 나에게 다시 묻는다. – 정홍일, 싱어게인 2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