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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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The Reason
You are the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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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평소에 알고 있던 삶의 유한有限이 새삼스레 체감될 때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이럴 때 손 내밀어 잡으려는 것은 오로지 무한無限의 산물이다. 공허한 희망이란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한다. 생명이 한시적인데 영원한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죽고 스러져 자취를 잃는데 그 어떤 것이 그곳에 한 톨의 기억을 남길 수 있을까. 결국은 무력감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되돌아가기 일쑤다. 패배자의 모습이 반복된다. 영원하다는 것. 영원하다는 것. 과연 무엇이 영원할 수 있을까. 영원하다는 증거와 맹세만 남기고 흩어져간 많은 약속들을 기억한다. 그들은 모두 사라졌다. 미라를 만들고 냉동인간을 만들다한들 남질 못했다. 그 차가움은 현기증이 나는 강한 햇살 아래에서도 다시는 온기를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생명은 유한하다. 이는 바꿀 수 없는 진리다. 우리의 근원이다. 이러한 근원의 한정에서 태동했고 많은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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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달리 보이는 것들
여행을 가고 싶어졌어요. 에펠탑 말고 만리장성 말고요. 타임스퀘어도 아니에요. 그저 기차 안이면 좋겠어요. 스쳐지나가는 나무들 사이 뒤로 잔디밭이 펼쳐지면 좋겠어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골목길도 좋아요. 지나는 사람들과 뛰는 아이들 사이로 보이는 예쁜 집도요. 유럽식 접시를 깨어 벽 위에 경계용 장식을 하거나 입구 아트리움 바닥에 장식을 해놓은 그런 집이요. 누구나 아는 그런 랜드마크 말고요. 나에게만 다가온 나의 풍경들을 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예전엔 ‘어디가고, 어디가야지’ 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가고 싶은 도시는 많아요. 그치만 목적보다 과정에 충실해지고 싶어졌다는 얘기에요. 결과보다 과정에서 우연히 얻어지는 것들이요. 베니스에서 만난 태양, 그 일몰은 정말로 우연히 만났어요. 리도섬에서 산마르코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햇살을 마주보고 발걸음이 멈춰졌어요. 그리고 몇 시간 동안 해가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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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박정현 (Lena Park) – 나의 하루 – 마지막 길거리 버스킹(비긴어게인2) 내겐 잊는 것보다, 그댈 간직하는 게 조금 더 쉬울 것 같아요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어. 그대의 따뜻한 두 눈을 볼 수 있게. 1998년에 나온 노래… 2018년 비긴어게인에 라이브로 나온 음원이 너무 좋아 녹음했습니다. 가사도 노래도 감동입니다. 2018. 10. 17.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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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스무살을 시작했다
지난주 서울에서 멀지 않은 서울로 출장을 가다가 스무살에 살았던 동네로 우연히 접어들었어. 처음 서울 올라와 살았던 곳.. 학교에서 그다지 가깝지도 않았던 곳… 그러다가 문득 참 행운이 깃든 곳이란 걸 알았던 곳이야. 거기서 2년을 살았어. 버스를 타고 학교에 통학했는데 아침에 버스 안을 뚫어지게 보다가 몇 대쯤은 지나보냈어. 사람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고, 그 많은 사람 중에 내 사람이 없어서.. 한번은 학교에서 세 시간을 넘게 걸어서 왔던 그곳… 그 전에도 후에도, 앞으로도 다시는 걸을 일이 없는 그곳…. 그길 옆에서 빨간 신호를 보고 멈춰섰어. 그때 우린 걸으며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 변한 것들 사이로 변하지 않고 남은 것들이 감사하게도 기억을 장식해. 케이에프시 할아버지, 어두컴컴한 국민은행, 차 소리에 놀랐던 지하도.. 지방에서 온 촌아이가 불고기버거를 먹다가 소스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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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처음이란
많은 사람들과의 첫만남을 기억한다. 그들의 첫인상 혹은 우리의 첫 대화 아니면 우리의 첫 소통이랄까. 이어짐에 대하여. 그 순간들이 인상 깊어서 기억되거나 혹은 자주 그 때를 생각하면서 각인됐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것은 강렬하게 내게 스며든 시간의 한 장면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지라도 나에게는 조금은 특별히 기억되는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는 좋은 기억이며 잊고 싶지 않은, 그리고 마음으로 그 사람을 내안에 초대하기 어렵지 않았던 많은이들과의 유쾌한 첫만남을 기억한다. 그것이 우정으로 발전하기도 했고, 사랑이 되기도 했다. 애틋함이나 즐거움, 아련한 추억들로 남아있는 스틸컷은 첫만남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혹 누군가에게 우리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그때의 나의 느낌은 어땠는지 그때가 가끔 생각이 나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마치 어제와 같다고 얘기하며 여전히 잘 기억이 난다고 웃으며 말을 건넨다면 그것은 가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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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생채기
우연히 찾아온 생채기. 혼자만의 감기. 둘러버린 반창고. 모른 채 아문 상처. 시리디 시린 창 끝. 추억하는 모진 심장. 우연의 생채기(1609)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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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0 사이
하나도 모른다는 표현 “1도 몰라” 자연히 0으로 떨어지는 표현 그래서 대상을 1과 0으로 나누는 표현 “얄짤없다” 일절(一切)에서 일쩔로 그리고 “짤없다” 1절도 없다는 말 또다시 0으로 떨어지는 말 마음에 든다. 요즘 내가 그렇다 – 일과 영 사이 201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