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처음이란
많은 사람들과의 첫만남을 기억한다.
그들의 첫인상 혹은 우리의 첫 대화 아니면 우리의 첫 소통이랄까.
이어짐에 대하여.
그 순간들이 인상 깊어서 기억되거나 혹은 자주 그 때를 생각하면서 각인됐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것은 강렬하게 내게 스며든 시간의 한 장면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지라도
나에게는 조금은 특별히 기억되는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는 좋은 기억이며 잊고 싶지 않은,
그리고 마음으로 그 사람을 내안에 초대하기 어렵지 않았던
많은이들과의 유쾌한 첫만남을 기억한다.
그것이 우정으로 발전하기도 했고, 사랑이 되기도 했다.
애틋함이나 즐거움, 아련한 추억들로 남아있는 스틸컷은 첫만남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혹 누군가에게
우리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그때의 나의 느낌은 어땠는지
그때가 가끔 생각이 나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마치 어제와 같다고 얘기하며
여전히 잘 기억이 난다고 웃으며 말을 건넨다면
그것은 가슴 속 한 곳에 특별히 남아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또 언젠가 다시 마주했을 때 어쩌면 기억이 안나는 척 물어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가 그립다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속에는 어떤 후회와 아쉬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경우라면 우리의 첫 시간에 대한 기억은 더 또렷할 것 같다.
첫 만남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설레는.
또 마냥 무엇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느낌과 이 사람과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그 첫 장면의 시간은 지우고 싶지 않다. 때로 그 사람과 공유하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에는, 내 기억에는 남겨두고 싶다.
우리가 웃고 있었던 언젠가의 그 소중한 두근거림의 기억을 나누고 싶다.
또 이렇게 지나가겠지만.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이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에게 처음이란
2010.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