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사랑

애연히

해가 지는 저쪽 끝에는 무엇이 있기에
바람은 또 그 무엇을 담아 오는 것일까

코 끝에서 느껴지는 그 애연은
이내 몸 전체를 감싸고 돌아 손끝에서 흩어진다

오늘도 나는 잠깐의 가을 안에 있다

마치 관성과 같은 사랑은
한 번 스러지면 또 거듭하여 흩어진다

어느새 커져있는 독백은
더욱 부풀어오르고 풀리지 않는 매듭이 되어간다

그 사이 마주한 애연과의 밀회는
곧이어 풍선처럼 터지고 만다

오늘도 나는 잠깐의 두려움 안에 있다

– 애연히

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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