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시간은 평등할까?

시간은 평등할까?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래서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실제로 그렇다.
결국은 같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는 이런 시간과의 싸움을 지속해왔다.

그런데,
정말 시간은 평등할까?

어떤 관점에서의 시간은 사실 평등하지 않다.


# 죽음

삶의 저편에 있는 그것.
죽음 앞에서 시간은 그 공평함을 잃는다.

그곳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이 세상에서의 시간을 똑같이 썼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 혹은 노화를 하고 있다. 이 둘은 같을 수도 있고 대립항일 수 있다.
이러한 진행
이 멈추는 것, 그것은 바로 정지를 의미한다.

결국 한 인간의 시간은 멈춘다. 피해갈 수 없는 종착지다.

그리고 그 때 시계를 보았을 때
멈춰진 시간의 연일시분초가 같은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시간은 불평등한 첫 번째 이유이다.


# 삶

연일시분초의 라이프 타임이 다른 것과는 별개로

인간들의 삶은 시작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 역시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각각의 개체가 다른 시간대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각각의 에너지는 타인의 것들과 얽히며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똑같은 시간대를 살아가지는 않는다.
시작과 끝이 같은 운명. 그런 경우는 없다.

부모가 자식을 잉태하면 그 순간 불평등함은 시작된다.
생명을 만드는 일에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우린 다른 시간대를 살아갈 운명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 운명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떠나는 사람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간이 불평등한 두 번째 이유이다.


# 불평등의 평등

인간에게 시간은 불평등한 존재이다.
시간의 섭리는 평등하게 주어진 듯 보이지만, 불평등하게 소비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거나 고려하지 않는다.
그것을 자각하는 것은 슬픈 일이기 때문에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당연한 것이 불평등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다.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그것을 이론상 평등하게 개선할 가능성이 있을 때 유효하다.
하지만 인간은 시간 앞에서, 삶과 죽음 앞에서 그것을 평등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없다.
이는 우주의 진리이며 이치이다.
그래서 시간에게 불평등이란 수식어를 붙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저 우리는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공평함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때로 그것의 결과가 불평등했음을 깨달을 때는 슬퍼한다.
슬픈 일은 오늘도 내일도 역사가 흐르는 한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을 불평등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이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산일까? 무기력증을 피하고자 했던 인간의 본능일까?
우리는 시간의 불평등함이 가진 근원적 의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인간이 지금과 오늘, 현재가 기록하는 이 시간에서
행복을 느끼고 감사하고 있는 것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금이라는 시간은 현재 우리에게 평등하게 주어졌고
바로 지금 여기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한 일인 것이다.

– 시간은 불평등하다

2013 – 01. ~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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