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명리학에 대해서 (1)
내가 사주를 본다는 말이 돌고 돌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변명이 필요하여 글을 쓴다.
우선 내가 사주를 볼 줄 알게 된 것은, 사주로 사람을 속이는 사람이 많아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함이였고, 둘째는 내 운명이 어떠한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지금은 어떤 철학관에서 어떤 말을 하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수준이 되었고, 모르는 것은 유명한 명리학자의 블로그를 보고 공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100% 믿는 것은 아니다. 그 원리와 이론을 아는 것이며, 정도가 심한 내용들은 미신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상담도구로서 작동하는 것이며, 누군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일이다. 혹시라도 사주에서 좋지 않은 것이 증명되었을 때 그것을 극복하거나, 탈출할 수 있을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보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즐겨하지 않고 있다.
우선 이 ‘사주’라는 것은 ‘수리수리마수리’가 아니며, ‘무당’도 아니고, 종교도 아니다. 고대부터 전해오는 통계적 요소로, 일종의 빅데이터로 볼 수 있다. 다만 많은 사이비들이 이것을 ‘신적’인 도구로 사용하면서 오히려 그 효용성을 잃은 것이 오늘의 세태다. 사주는 많은 것을 말해주지도 않으며, 절대로 운명을 결정짓지도 않는다. 팩트는 단순하고, 나머지는 해석에 의존한다. MBTI처럼 큰 틀에서 성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다만, 시간의 변동과 시기에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의 기세를 파악한다는 게 다른 점이다.
통계적으로, 절기적으로, 우주적으로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를 구분한 것이 사주의 기본 이론이다. 이상하게도 이것이 맞아떨어지는 일이 많다보니, 이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면 된다. 단순히 ‘맞춰’가는 것이 아니며, 적당히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공식과 이론을 알고보면 가끔은 소름끼치게 아주 드문 확률로 실제 사건이 벌어지는 일이 많다.
대통령과 운전기사의 사주가 같은 것이 비합리적 증거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오해다. 당연히 직업은 다를 수 있고, 삶은 달라진다. 사주가 같다고 삶이 같을 것이라는 것은 사주명리를 초등학생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 대통령이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가졌다면, 그 택시기사도 막힌 길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뚫고 나가는 힘을 가진 것, 같은 사주라면 이것이 증거가 된다.
부자사주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재용 회장님의 사주가 부자사주일까, 그와 비슷한 많은 사주가 있을 것인데 절대로 다 부자일리가 없다. 이재용 회장님이 이건희 회장님의 자녀로 태어나게 된 것은 순전히 운명이다. 사주가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사주명리는 신이 아니다. 그러니 기독교에서 말하는 우상숭배는 더더욱 아니다. 빅데이터 통계일 뿐이다.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은 주기율표처럼 공식화돼 있고, 미분적분처럼 체계화돼 있다. 작은 부분으로 너무 많은 부분을 알아내려는 욕망이 오해를 불렀다. 적성검사(MBTI) 정도로 이해하면 분명히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