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평화주의자의 과대평가

과대평가와 평화주의.
최근 2년 정도 삶을 통해 나타난 나의 특징이다.

무슨 일이 생기거나, 어떤 행동을 보게 되면
그럴만한 어떤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의도적인 건 아니다. 그냥 당연하게 그렇게 보는 시각을 가졌다.
과거에 연습을 했던 적도 딱히 없는데, 자연스럽게 탑재된 스킬이다.
이게 사실을 분명하게 파악하는 데는 부족할 수 있지만,
별일 아닌 일들에 너무 함몰되지 않게 해주는 느낌이 있다.

나쁜 행동과 말이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그 이면에 오늘 컨디션이 안좋거나, 어제 잠을 못잤거나
또는 어떤 피치 못할 계기로 그렇게 하는 거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게 사실 맞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사람이 딱히 나에게 큰 억하심정을 가진 게 아니므로
이해할 수 있고 서로의 간극을 줄 일 수 있는 것이다.
이해와  포용의 측면에서 과대평가는 쓸만한 버릇이다.

조그마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시시콜콜하게 시비를 걸고
험담을 하고 뒷담화를 일삼는 게 얼마나 무익한 일인가.
무익을 위한 삶으로 대부분을 채우는 게 얼마나 아찔한 일인가.
그 시간에 자녀를 더 사랑하고, 가족을 더 챙기고, 자신을 더 챙기는 게 좋다.

나에게 큰 피해가 되지 않았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해주고 포용해주고, 또 한편으로는 용서까지 해줄 필요도 있다.
미움은 계속되는 것이고, 용서는 단 한번이면 된다. 참 어렵지만.

평화주의자의 과대평가 / 2023.10.1.

error: Content is protected by la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