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꺼두는 것도
해가 지면 노을의 붉은 열정은 내리고
도시의 검은 적막함이 시작된다
어둠이 내려옴과 동시에 불빛은 하나둘 켜져간다
복잡할 때는 하나씩 하나씩 꺼두는 게 좋다
건물과 도시에서 가까운 여러 사람들까지도
그렇게 모두 닫아두었다면 마음에는 적막함이 시작된다
적막과 고독으로 이뤄진
무의 세계는 그 자체로 어둡지만은 않다
부담없이 천천히 그리고 조바심없이 걱정없이
까만 하늘에 별빛을 만들 듯이 하나씩 켜보자
순환하는 도시의 하루처럼 나의 삶도 리듬이 필요하다
가끔은 그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삶이다
– 가끔은 꺼두는 것도
2014.07.16
pic by sincereu.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