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아무 길, 아무 장소.

서울로 7017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많다.
공원인지, 고가인지, 길인지, 다리인지, 정원인지..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시청 앞 광장은 무엇일까.
스케이트장인가, 잔디밭인가, 시위를 위한 공간인가.
답을 찾는 사람에게는 광장이라고 해야할까?

그렇다면 서울로 7017은 “서울로”라 할 수 있겠다.
해설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한줄을 추가해 도시의 공간이라 답하겠다.
정답을 찾는 키워드는 이것에서 시작한다.

‘서울로’라는 이름은 공간이 나아가야할 목적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중의적 표현 속에 길이라는 의미가 녹아있다. 그렇게 한 줄을 더 추가하면 도시의 공간 중 길의 하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찻길에서 사람길로, 도시재생의 의미를 담은 공간. 단절된 공간을 이어주는 길.

새로운 시각으로 경관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공간. 새로운 풍경.
서울의 중심에서 그 변화를 감당해야할 공간..

이 공간의 주인은 누구인가? 시민인가, 관리자인가? 아니면 설계자인가?
누구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도시공간, 도시공원의 궁극적인 목표가 특정 계층, 특정인들의 욕망을 분출하는 출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아무 길, 아무 장소, 아무 꽃, 아무 이름.
오히려 아무도 관여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무관심의 무관여가 아니라, 관심의 무관여이겠지.

전문가 집단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들 역시도 도시공간을 빌려 머무르는 손님일 뿐이다. 물론 협의는 필요하지만 주인행세는 적절히 하자. 협의의 출구는 이용객의 시각일수록 좋다. 왜 모두 자신의 입장만 얘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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