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 사랑

그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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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후 집에 돌아오니
그사이 집에서
내 짐들을 정리했는데

창고에 넣어뒀던 그것을
고물상에 팔아버렸다
만원이나 받았을까

버릴 수도 있었던 것을
구태여 집으로 가져온 건데
엄마는 참 로맨스가 없었다

스물이 꾸미는 시절동안
그보다 훌륭한 선물은 없었다
어쩜 그리 좋았을까

지금의 내마음엔
그 투박한 먼지쌓인 물건마저도 없어
오래전의 문을 슬며시 열어보았다

– 그즈음에

20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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