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의 생각,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사랑

    어느샌가 달리 보이는 것들

      여행을 가고 싶어졌어요. 에펠탑 말고 만리장성 말고요. 타임스퀘어도 아니에요. 그저 기차 안이면 좋겠어요. 스쳐지나가는 나무들 사이 뒤로 잔디밭이 펼쳐지면 좋겠어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골목길도 좋아요. 지나는 사람들과 뛰는 아이들 사이로 보이는 예쁜 집도요. 유럽식 접시를 깨어 벽 위에 경계용 장식을 하거나 입구 아트리움 바닥에 장식을 해놓은 그런 집이요.   누구나 아는 그런 랜드마크 말고요. 나에게만 다가온 나의 풍경들을 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예전엔 ‘어디가고, 어디가야지’ 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가고 싶은 도시는 많아요. 그치만 목적보다 과정에 충실해지고 싶어졌다는 얘기에요. 결과보다 과정에서 우연히 얻어지는 것들이요.   베니스에서 만난 태양, 그 일몰은 정말로 우연히 만났어요. 리도섬에서 산마르코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햇살을 마주보고 발걸음이 멈춰졌어요. 그리고 몇 시간 동안 해가 완전히…

error: Content is protected by la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