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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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건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죄 없는 사람까지 묶어서 데려가나. 죽으려면 같이 죽지 왜 죄 있는 사람을 놓고 가나. – 조건 / 16.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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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그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 2. 그 사람을 무시하기 때문에 교묘히 혼재돼 있는 경우도 많다. 대개의 경우는 2번으로 포괄할 수 있다. 거짓말이 나쁜 것은 저 이유들 때문이다. 여기서 ‘무시’는 거짓 그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진실을 말했을 때 일어날 상대의 태도나 감정, 그것을 자신의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것을 말한다. 상대는 이해할 깜냥이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하는 본인처럼 ‘똥’으로 생각하는 행동을 말한다. 또한 그 얄팍한 사고방식과 그 멍청한 거짓말 돌려막기를 나중에 들켰을 때, 그 상대에게 뻔뻔할 수 있다는 무시가 추가된다. 왓에버(whatever). 더 심각한 문제다. 결국 거짓말을 했다는 것 자체는 선전포고와 다름 없다. 아니 이것은 일방적인 기습이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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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
널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한발 물러서서 “네게서” 나를 배제하는 것 “철저히” 전지적 시점이라 “믿고서” 널 인도해 “안전히” 내가 없는 너의 행복을 “인도해 – 설계자 2016.09.28. “널 사랑하는 것은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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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신이시여, 제게 거짓을 선물하지 마시옵소서. 당신께 지은 죄를 참회합니다. 이 모든 것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부디 거짓만은 제하시어 벌을 내리소서. – 부디 나를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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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
고독해서 고뇌하는 것이 아니고 고뇌하지 못해 고독한 것이다. 오늘은 철저히 고독의 길을 가기로 했다. – 고뇌 / 201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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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사람.이야기.
남자들 모이면 세 가지 이야기를 한다죠. 축구, 군대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 아니죠… 마지막은 여자입니다. 여자.. 그 심오한 존재에 대해서. 요즘은 사실 친구들 하나둘 결혼하면서 이런 기회가 줄었죠. 누군가 ‘나의 여자’에 대한 얘기에 귀를 기울일 여유와 기회가 사라졌죠. 누가 들어줍니까. 한낱 술안주 된 지 오래죠. 술안주로 굴러먹는 요깃거리같은 소재 ‘나의 여자’란 그런 하위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그렇게 쉽게 소비하는 퇴폐적 소재가 되버렸죠. 씁쓸할 수밖에. 그런데 그보다 더 안타까운 건 나 역시도 그런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사랑은 이미 사라진 전설같은 존재 태어나 몇 번의 사랑을 했지만 기대만큼 자주 오지 않는 운명이었고 이젠 진정 쉽게 오지 않는다는 느낌. 저 바닥에 떨어진 낡은 수준에서 나의 모든 걸 소멸시킬 최고의 사랑으로 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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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냐며 아주 클래식한 말들을 하더라구요. 훗, 사실 좀 지겹죠?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니거든요. 공이죠. 축구공부터 가져오고 말해야죠. 그러고 나선 아무 상관 없으니까. 저 이제 곧 찹니다. 놀라지말아요. 조금 출렁일 수 있거든요. 그런 후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아참, 그거 아세요? 저 학창시절에 학교 대표 골키퍼였음! 체육대회 축구 우승 추가요. 패널트킥도 다 막았죠. 흠, 사실 좀 이기적인가요? 미안해요. 근데 뭐, 착하기 놀이는 볼보이에게나 어울리는 일이죠. – 메리 언 메리드! (Merry Unmarri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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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어떤 사람이 좋냐길래, 달리는 사람이라고. 특이하다고. 헬스장 말고, 술집 말고. 바쁜 것도 아닐 거라고. 심오한 거 아니고. 그냥 갑자기 달리는 여자라고. – 그냥 좋다 / 201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