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짧은 이야기

    어떤 면에서는 자라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순수가 아니라 아픈 병이었다. – 2014. 10. 8.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도, 이미 전진하는 거야! 흘러가기만 한다면, 앞으로 진행하는 거야! 그러기에 살아있다면, 방향만 신경쓰면 돼! 할 수 있겠니? – 2014. 12. 4. 투수는 직구를 가운데에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타자가 칠지 여부는 그 다음의 문제다. 우선, 던져야만 한다. – 2014. 12. 14. 너는너는 너나는너 나는너는 나나는너. [해석] 너는 너는너 나는너, 나는 너는나 나는너. – 2017.3.3. 가을 같은 봄을.. 찬란히 공허한 내 마음을.. – 2018.3. 아주 행복했던 우울한 시간들이 있었다. 또 우울했던 즐거운 시간들이 있었다. – 2018.2.25. 어느 누구도 나에게 잘못한 사람이 없고, 내 용서를 바라는 사람이 없고. 나는 많은 빚을 졌지만 내게 빚을 진 사람이…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아무 길, 아무 장소.

    서울로 7017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많다. 공원인지, 고가인지, 길인지, 다리인지, 정원인지..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시청 앞 광장은 무엇일까. 스케이트장인가, 잔디밭인가, 시위를 위한 공간인가. 답을 찾는 사람에게는 광장이라고 해야할까? 그렇다면 서울로 7017은 “서울로”라 할 수 있겠다. 해설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한줄을 추가해 도시의 공간이라 답하겠다. 정답을 찾는 키워드는 이것에서 시작한다. ‘서울로’라는 이름은 공간이 나아가야할 목적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중의적 표현 속에 길이라는 의미가 녹아있다. 그렇게 한 줄을 더 추가하면 도시의 공간 중 길의 하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찻길에서 사람길로, 도시재생의 의미를 담은 공간. 단절된 공간을 이어주는 길. 새로운 시각으로 경관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공간. 새로운 풍경. 서울의 중심에서 그 변화를 감당해야할 공간.. 이 공간의 주인은 누구인가? 시민인가, 관리자인가? 아니면 설계자인가? 누구나 주도권을…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책,  초보자의 문화 산책

    [책] 라틴어 수업

    이 책에 나오는 라틴어 문구들은 작가의 경험과 철학에 스며들어 실체적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나의 삶과 연관하여 글을 하나씩 써보도록 해야겠다. Dilige et fac quod vis.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Hodie mihi, cras tibi. (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죽음) Tempus Fugit, amor manet.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계절이란

    여름의 한가운데서 여름인 줄 모른다. 긴 장마와 찌는 폭염, 찝찝한 습도에도 그렇다. 더위와 싸우는 업무에 열중하면서도 도무지 계절을 모르겠다. 보통 달의 숫자가 바뀌면 계절이 온 줄 안다. 7월과 8월은 분명 여름일테다. 선풍기를 꺼내고 반팔을 내어 입는 시기, 에어컨의 누진세를 걱정하는 시기다. 그럴 때 “왔구나”라며 체감하게 된다. 기상청이 고지한 숫자들도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이렇게 물리적인 환경들이 바뀌면 계절이 변했다는 것을 인지한다. 기계적으로 주입되는 “계절의 침입”이다. 뇌에 새겨진 여름의 증거들이다.그런데 사실 계절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머리로 받아들이는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살갗이 느끼는 기억, 온몸을 관통하는 바람, 그 사이마다 머물다간 향기다. 북서풍과 남동풍 안에 스며온 그와 나만이 나눈 교감이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그 때의 분위기다. 계절이란 그런 것이다. 그렇게 살며시 들어와…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선물

    오늘 주문했는데 “내일 온다”고 하고, 내일이 돼서 또 주문했는데 “오늘 온다”고 한다. 책 두 권이 오는 속도, 참 빠르다. 고마운 마음으로 약속된 오늘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올까… 밤이 깊어가는데 아무래도 안 오는 듯하다. 입가에 미소가 띠인다. 그리고 흐뭇하다. 너무 빨리온다 싶었다. 그렇게나 빨리 필요했다면 내가 서점에 가는 게 맞겠지. 아무리 “배달”의 민족이라지만 조금 느긋해도 좋겠다. 기다리는 시간만큼 아끼는 마음도 들테고 성취 전에 목표를 잊어버리는 여유도 가끔은 필요하리라. 인과에 얽매이지 않아도 때가 되면 다 되는 법이다.     다만 이것은 받는 마음이고, 주는 마음에서는 또 최선을 다해야겠지. 아름다운 목적 앞에 결과를 연연하지 않는 진정성이랄까.      – 선물(present) / 18.01.04

  • - 일상의 생각,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샵# or 플랫♭

    A에게 전한 말은 대부분 어떤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전파된다. 때로는 특정인 B에게 전달된다. 이것은 의도한 바 일 수도 있다. 반면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않기도 한다. 이 흐름은 대체로 추측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랜덤이다. 그래서 어쩌면 굳이 예측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말들은 일상적인 것들이다. 그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면 된다. 누가 언제 무얼했다는 일들은 기억할 필요가 없다. 빨리 잊어버릴수록 뇌가 가벼워진다. 그런데 여기에 약간의 디테일을 부여할 수 있다. 그 말의 높낮이에서 입장이 다소 달라지는데 샵# 또는 플랫b에서 주체의 마음이 드러나게 된다. 음(音)이 달라지는 것은 고의성 유무에 따라 마음이기도 하고, 능력이기도 하다. 둘 다 중요하다. 음정이 불안한 그 말은 일상적인 대화로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격을 알 필요는…

  • - 일기

    소년기 사진

    초등인지 중등인지 때를 모르겠다. 제주도였다. 방정리하다가 앨범에서 우연히 찾았다. 사진기 앞에 어색한 표정이지만 분위기는 맘에 든다. 빨간 옷과 하얀 말이 잘 어울린다. 검은 색 모자도 좋고… 내 차도 이렇게 꾸며보고 싶다.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운동화만 있으면 되었다

    운동화만 있으면 되었다 끈은 내가 묶고 물은 안먹어도 그만 그것은 과연 오르막이었을까. 앞으로 달리고 있다는 발걸음은 신경을 가벼이 했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잃게 하였다. 타인의 안위는 가식이 된 송장으로 친구의 도시락을 걱정하던 소년은 사라지고 순수한 동감은 굳어버린 시선을 비켜갔다. 활력과 감성은 멀어지고 생기는 고장난 태엽처럼 소리를 내며 후퇴했다 사랑은 애송이의 가십인양 그저 저렴한 술안주로 전락했다. 소년이 스무해를 거쳐 서른 즈음이 되는 것은 세상의 따스함을 욕정으로 밀어내어 속물의 지위를 성취하는 것이었을까 그것은 과연 오르막이었을까 조금 더 오르면 끝없는 지평선과 태양이 비추는 곳이었을까 차가운 바람과  뜨거운 태양 산산히 부서내리는 사막의 모래알 그 위에 떠 있는 공허한 발걸음 경사의 신기루 속에 방향마저 잃은 채 이젠 곧 맨발을 드러내야 하겠지 – 운동화만 있으면 되었을까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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