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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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하는 일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참 어렵다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들도 사람이고, 저들도 사람이라, 그래서 사람 뜻대로 쉬이 되지 않는 ‘인지상정’인 듯합니다. 각자가 가진 ‘보통의 생각’에서 차이가 나고, 또 내 가족과 나의 입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것 또한 받아들여야할 그들의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순국선열의 선조들에게는 어땠을까요. 어쩌면 일제강점이 더 편했을 사람들과 그렇게 부귀영화를 누렸던 사람들, 동료를 배반하고 나라를 배신한 사람들도 어쩔 수 없었던 각자의 인지상정이 있었다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운 이유는 사실 국가가 흔들리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나의 가치와 판단이 나의 욕망과 욕심을 넘어설 수 없는 한계에서 그리고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따르는 명분의 포기를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고의 가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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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 사랑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평소에 알고 있던 삶의 유한有限이 새삼스레 체감될 때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이럴 때 손 내밀어 잡으려는 것은 오로지 무한無限의 산물이다. 공허한 희망이란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한다.    생명이 한시적인데 영원한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죽고 스러져 자취를 잃는데 그 어떤 것이 그곳에 한 톨의 기억을 남길 수 있을까. 결국은 무력감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되돌아가기 일쑤다. 패배자의 모습이 반복된다.   영원하다는 것. 영원하다는 것. 과연 무엇이 영원할 수 있을까. 영원하다는 증거와 맹세만 남기고 흩어져간 많은 약속들을 기억한다. 그들은 모두 사라졌다. 미라를 만들고 냉동인간을 만들다한들 남질 못했다. 그 차가움은 현기증이 나는 강한 햇살 아래에서도 다시는 온기를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생명은 유한하다. 이는 바꿀 수 없는 진리다. 우리의 근원이다. 이러한 근원의 한정에서 태동했고 많은 시간을…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나다움

    나하나 버티기도 어려운 삶 속에서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다른 이들의 희망을 위해 본인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 언젠가 그 사람의 길이 ‘성공’이라고 정의했다. 나에게 그 성공의 길은 멀어보였다. 나는 부족하고 더 큰 세상을 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겐 바로 눈 앞에 있는 언덕을 넘기도 버겁다. 나 하나 건재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오늘 그 생각을 바꾸었다. 가까이에서부터 하나씩 하기로 했다. 적지만 느낀 바가 있고, 대단하지 않지만 들은 바가 있고, 배운 바가 있다. 그렇게 경험해왔다. 현재의 위치에서 나의 본분을 다하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안녕을 꾀하면서 그 안에서 나답게 하는 것, 그렇게 천천히 ‘성공’의 길로 가는 거다. 타인의 삶을 고려하되, 그 안에서 바로 나답게 살아가는 태도다.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바이고,…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 사랑

    어느샌가 달리 보이는 것들

      여행을 가고 싶어졌어요. 에펠탑 말고 만리장성 말고요. 타임스퀘어도 아니에요. 그저 기차 안이면 좋겠어요. 스쳐지나가는 나무들 사이 뒤로 잔디밭이 펼쳐지면 좋겠어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골목길도 좋아요. 지나는 사람들과 뛰는 아이들 사이로 보이는 예쁜 집도요. 유럽식 접시를 깨어 벽 위에 경계용 장식을 하거나 입구 아트리움 바닥에 장식을 해놓은 그런 집이요.   누구나 아는 그런 랜드마크 말고요. 나에게만 다가온 나의 풍경들을 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예전엔 ‘어디가고, 어디가야지’ 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가고 싶은 도시는 많아요. 그치만 목적보다 과정에 충실해지고 싶어졌다는 얘기에요. 결과보다 과정에서 우연히 얻어지는 것들이요.   베니스에서 만난 태양, 그 일몰은 정말로 우연히 만났어요. 리도섬에서 산마르코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햇살을 마주보고 발걸음이 멈춰졌어요. 그리고 몇 시간 동안 해가 완전히…

  • - 일상의 생각,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2018)

    잘 기억이 안나지만,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스승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나를 귀여워 해주신 노자경 선생님(유치원), 잠깐의 위기에서 나를 감싸주신 서정만 선생님(초4), 인생의 터닝포인트이자 자식처럼 사랑해주시고 나의 모든 어려움과 눈물을 받아주신 존경하는 박정환 선생님(중1) 사춘기 시절 거칠기만한 나의 성격을 인식시켜주신 체육 선생님(중2) 학창시절의 두 번째 위기에서 할아버지처럼 자상하게 나를 인도해주신 참스승, 나의 일탈을 껴앉아주시고 3년간 더 가르쳐서 나를 서울대로 보내시겠다고 하셨던 분. 한주상 선생님(중3) 나의 감성과 인성을 칭찬해주시고 내가 하교길에 길가의 강아지랑 한참을 노는 것을 지나가다가 자주 보셨다던 김종인 선생님(고1) 회장 선거 출마, 정치적(?)대립으로 시끄러운 환경에서 묵묵히 내 길 걸어가게 해주신 장기수 선생님(고2)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신 정환기 선생님(고3) 풍선을 툭툭 위로 치듯 무한한 칭찬으로 나를 붐업 시켜주신 이인성 교수님, 김아연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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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불평등

    인간이 만든 시간은 공평하지만 인생이 만드는 시간은 불공평하다. 흐르는 시간은 공평하지만 공유하는 시간은 불공평하다. 생과 사는 공평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 2014.05.28

  • 에세이, 나다움에 대해,  - 일상의 생각

    폭로와 폭력 사이의 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저는 이렇게 믿어왔는데 맞습니까? 참인가요? 그렇다면 어떤 임금이었죠? 분명히 설화 안에서는 사실로 보이거든요. 그럼 목격자는 누구였죠. 이발사? 맞습니다. 마침 혼자였고요.  그 사람은 사실을 말했을까요? 믿습니까?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요. 여전히 참일까요? 모르는 거지요. 언제부터 ‘폭로’가 참이 되었을까요? 네, 폭로는 감춰진 사실을 드러낸다는 뜻의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폭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단어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 현실이죠. 반면 ‘해명’은 핑계에 가깝게 느껴지죠. 이는 분명 기울어진 대립입니다. 사실의 개연성을 살피는 것과 그것이 참이 되는 것은 엄연히 다르죠. 아무렇게나 쏟아내는 어뷰징 기사들과 그것을 즐겨 담아내는 우리는 이런 불확실의 위협에 노출돼 있어요. 또한 우리는 누군가의 폭로를 자신의 처지와 생각에 맞게 믿는 경향이 있고요. 더 많은 폭로가 거듭될수록 그에 호응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것이 기울어지는 원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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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온 감귤 한 상자에 담긴 농부의 마음

      아는 분을 통해서 제주에서 귤 한상자가 왔는데 생긴 것들이 다 올망졸망하다. 그런데 색깔이 노랗다가 푸르스럼하고 까맣기도 하다. 게다가 왜 이렇게 상처도 많은지 먹을 수는 있을지 싶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올해 세 번이나 온 태풍이 모두 제주를 지나갔던 게 생각난다.   귤을 수확하던 농부가 태풍 앞에서 얼마나 마음 졸였을지 생각하면 애처롭다. 그리고 이 귤들을 담는 심정은 또 어떠했겠는가. 사연을 상상하니 작은 귤 하나에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못생기면 어떻고 맛이 없으면 어떤가. 그래도 이렇게 내게로 와 값어치를 충분히 했음이 고마운 일이다. 201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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