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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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신이시여, 제게 거짓을 선물하지 마시옵소서. 당신께 지은 죄를 참회합니다. 이 모든 것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부디 거짓만은 제하시어 벌을 내리소서. – 부디 나를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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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
고독해서 고뇌하는 것이 아니고 고뇌하지 못해 고독한 것이다. 오늘은 철저히 고독의 길을 가기로 했다. – 고뇌 / 201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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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사람.이야기.
남자들 모이면 세 가지 이야기를 한다죠. 축구, 군대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 아니죠… 마지막은 여자입니다. 여자.. 그 심오한 존재에 대해서. 요즘은 사실 친구들 하나둘 결혼하면서 이런 기회가 줄었죠. 누군가 ‘나의 여자’에 대한 얘기에 귀를 기울일 여유와 기회가 사라졌죠. 누가 들어줍니까. 한낱 술안주 된 지 오래죠. 술안주로 굴러먹는 요깃거리같은 소재 ‘나의 여자’란 그런 하위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그렇게 쉽게 소비하는 퇴폐적 소재가 되버렸죠. 씁쓸할 수밖에. 그런데 그보다 더 안타까운 건 나 역시도 그런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사랑은 이미 사라진 전설같은 존재 태어나 몇 번의 사랑을 했지만 기대만큼 자주 오지 않는 운명이었고 이젠 진정 쉽게 오지 않는다는 느낌. 저 바닥에 떨어진 낡은 수준에서 나의 모든 걸 소멸시킬 최고의 사랑으로 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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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냐며 아주 클래식한 말들을 하더라구요. 훗, 사실 좀 지겹죠?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니거든요. 공이죠. 축구공부터 가져오고 말해야죠. 그러고 나선 아무 상관 없으니까. 저 이제 곧 찹니다. 놀라지말아요. 조금 출렁일 수 있거든요. 그런 후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아참, 그거 아세요? 저 학창시절에 학교 대표 골키퍼였음! 체육대회 축구 우승 추가요. 패널트킥도 다 막았죠. 흠, 사실 좀 이기적인가요? 미안해요. 근데 뭐, 착하기 놀이는 볼보이에게나 어울리는 일이죠. – 메리 언 메리드! (Merry Unmarri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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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어떤 사람이 좋냐길래, 달리는 사람이라고. 특이하다고. 헬스장 말고, 술집 말고. 바쁜 것도 아닐 거라고. 심오한 거 아니고. 그냥 갑자기 달리는 여자라고. – 그냥 좋다 /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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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처제?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의 뜻은 무엇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한 남편이 한 아내만 두는 혼인 제도’라고 합니다. 과연 이말은 맞습니까? 그럼 일처일부제(一妻一夫制)는 어떨까요? 이 단어는 표준어가 아닙니다. 비슷한 말로 일부일부제(一夫一婦制)가 있습니다. 국어사전을 검색하면 일부일처제와 같은 말이라고 합니다. 결국 남는 건 일부일처제입니다. 그렇다면, 일부일처제의 상대어는 무엇입니까? 흔히 일부다처제를 생각하기 나름이죠. 일처다부제가 생각나진 않을 겁니다. 제가 남자라서 그런건가요. 아닐 겁니다.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의 뜻은 이렇습니다. ‘한 남편이 동시에 여러 아내를 두는 혼인 제도’. ‘한 남편이 한 아내만 두는 혼인 제도’인 일부일처제와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이지 않나요? 위 두 단어의 차이는 ‘한 남편이 여럿의 아내를 소유할지, 한명을 소유할지’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보입니다. ‘소유’는 제가 첨가한 단어입니다만 ‘두는’ 이라는 말 속에 그런 의미가 내포됐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왜 이런 개념이 나왔을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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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흑과 백 뒤에 숨은 심리극
얼마 전 ‘세기의 매치’ 영화가 체스 게임의 스릴을 느끼게 해주었죠. 두 사람 모두 예민의 극치에 다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이젠 이세돌과 알파고가 세기의 매치를 하고 있네요. 2연패. 마음이 무거울 겁니다. 바둑은 전투니깐요. 상대가 아무리 컴퓨터라 할지라도 맞붙은 이상 이것은 승부죠. 바둑은 본래 전투입니다. 싸움입니다. 바둑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초한지(천하대전)’입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대국對局’으로 극을 이끌어 갑니다. 홍문연에서 범증(항우측)과 장량(유방측)이 맞붙는 장면입니다. 동시에 5개의 바둑을 두고 승부를 내죠. 백돌을 들었던 장량은 대패 합니다. 바둑 게임은 패했지만 항우의 방심을 틈타 유방은 홍문연에서 살아남게됩니다. 이후 유방은 한중으로가 세력을 키워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영화의 영어제목 White Vengeance 처럼 복수를 합니다. 이미 진 사람도 죽기 직전 마지막 패를 던지고 갑니다. 양패구상(兩敗俱傷) 영화를 통해 보면 참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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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라버건트
너무 바쁜 일상들 속에서 움이나 함으로 끝나는 감정의 낱말들이 사치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느끼는 공허함 그리움 가끔의 우울함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누군가는 여유 속에서 시간을 사치했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돌이켜보면 나름의 바쁜 일상 속에서 그 감정들은 쉬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유와 관계없이도 생겨나는 그 감정 자체가 사치인 것인가 아니면 지나간 시간에 대한 감회가 사치인 것인가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누군가 그것을 익스트라버건트라 꾸민다면 나는 좀 더 럭셔리하게 해 볼 생각이다 – extravagant 2010.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