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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금지를 금지하라.’ 1960년대 수많은 금지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민중이 외쳤던 구호이다. 이후 민주주의가 확립되면서 국민은 보다 더 많은 자유를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우리는 새로운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금지를 허하라’는 주장이다. 우리사회에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모독, 북한정권에 대한 찬양 등 일부 표현은 국가기관에 의해 즉각적으로 처벌되고 있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일베사이트와 대북 전단 역시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회분위기의 확산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 기본권의 축소가 우려된다. 무조건적인 자유의 후퇴는 바람직하지 않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불만이 표현의 억제로 귀결되어선 안 된다. 문제가 되는 표현은 본질적으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이런 표현이 과도했을 때 타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일어난다. 흔히 표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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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밥 먹으러 갈 때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지겹지만 맞는 말이다. 먹어야 살고, 살아야 또 먹기 위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또 먹는다. 한 숟가락이 넘어갈 때마다 행복해지고 포만감에 차면 그렇게 욕구가 해소된다. 아주 동물적인 원시적 본능이다. 끊을 수 없는 중독된 습관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 퇴근 때가 되면 이 말을 또 한번 듣게 된다. “아 그만 일하고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일은 내일 합시다” 이 사람은 지금 일을 그만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지금 뭘 먹고 싶은 것일까. 분간이 잘 안 되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더 이상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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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흑과 백 뒤에 숨은 심리극
얼마 전 ‘세기의 매치’ 영화가 체스 게임의 스릴을 느끼게 해주었죠. 두 사람 모두 예민의 극치에 다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이젠 이세돌과 알파고가 세기의 매치를 하고 있네요. 2연패. 마음이 무거울 겁니다. 바둑은 전투니깐요. 상대가 아무리 컴퓨터라 할지라도 맞붙은 이상 이것은 승부죠. 바둑은 본래 전투입니다. 싸움입니다. 바둑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초한지(천하대전)’입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대국對局’으로 극을 이끌어 갑니다. 홍문연에서 범증(항우측)과 장량(유방측)이 맞붙는 장면입니다. 동시에 5개의 바둑을 두고 승부를 내죠. 백돌을 들었던 장량은 대패 합니다. 바둑 게임은 패했지만 항우의 방심을 틈타 유방은 홍문연에서 살아남게됩니다. 이후 유방은 한중으로가 세력을 키워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영화의 영어제목 White Vengeance 처럼 복수를 합니다. 이미 진 사람도 죽기 직전 마지막 패를 던지고 갑니다. 양패구상(兩敗俱傷) 영화를 통해 보면 참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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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 대해서…
작년 9월쯤 갑자기 사주에 빠져서 3일 밤낮으로 공부를 했었다. 3일만에 전체 구조를 익혔다. 세부적인 것은 몰라도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올해 2월에 책을 사면서 다시 공부를 좀 했다. 이제 어느정도 기본개념은 익힌 상태다. 그래도 아직 초보다. 만세력이 궁금해서 공부했던 게 이젠 어느정도 내공이 쌓였음을 느낀다. 현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보고 있다. 1. 만세력(생년월일시) 2. 음양/오행(음/양,목/화/토/금/수) 3. 육친 (비겁/인성/재성/관성/식상) 4. 지장간(음양/강도/합 등) 5. 합화/형/충/파/해/살 6. 통근/투출 (정도 파악/득령/득지/득세) 7. 신강/신약 (전반적인 강약을 결정) 8. 용신/희신 (사주의 균형/억부 등) 9. 12운성(전체주기/각 육친의 주기/올해의 주기) 10. 대운/세운 (실제 현실 운과의 관계/올해/이번달) 십이운성과 대운/세운은 더 공부해야할 듯하다. 하나를 알면 또 알아야 할 게 생기는 ‘역학’. 어려울 땐 답답하지만 그래도 알아가는 재미가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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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국내 대중문화에서 정식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은 슈퍼스타K가 최초였다. 반향이 무척 좋았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는 것도 영향이 컸다.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그들의 도전에 공감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사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편성됐다. 종방이 된 것도 있지만 K팝스타처럼 꾸준히 롱런하는 것도 있다. ‘오디션’으로 설명할 수 있던 이런 기획은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노래 프로그램으로 번지기도 했다. ‘나가수’, ‘복면가왕’, ‘히든싱어’ 등이 그 예다. 타인의 경쟁을 탐미하는 구경꾼의 문화가 점점 증폭했다. 이는 차츰 노래를 넘어 패션·모델, 미용, 조리, 레이싱, 두뇌게임 등 경쟁이 가능한 모든 종목으로 확장했다. 누군가는 도전을 하고 누군가는 평가를 하는 것이다. 대중의 참여정도도 높아졌다. 이제 대중은 기꺼이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해 참여한다. ‘프로듀스101’이 상당히 거북했다. ‘경쟁’의 판을 벌이고 이를 파는 저열한 소비문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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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해동갑족이 궁금하다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아인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연기가 훌륭한데요.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해동갑족’ 모임에 나가 그들을 꾸짖고 설득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당신들 해동갑족은 몽골의 침략으로 온 나라가 불타고 백성들이 도륙되던 때에도 강화도에 틀어박혀 그저 현실을 통탄하는 시화전이나 열고 있었다고 들었다. 그것 말고 700년 동안 당신들 해동갑족이 나라를 위해 한 게 무엇이냐? 당신들은 자그마치 700년 동안 역사를 방관했다. 아무런 대가도 치루지 않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렸다. 그것이 해동갑족이다” 해동갑족의 수장인 민제의 딸 민다경(공승연 분)과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유아인 분)은 정략결혼을 했습니다. 극중에서 해동갑족은 그 권위가 상당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고려 때부터 수백 년간 이어온 가문이죠. 실재한 이름은 아니고 유사한 것으로 삼한갑족(三韓甲族)이 있습니다. 대대로 문벌이 높은 집안이란 뜻입니다. 그 가문의 수장인 민제, 정확히는 여흥민씨에 대해 간략히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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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라버건트
너무 바쁜 일상들 속에서 움이나 함으로 끝나는 감정의 낱말들이 사치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느끼는 공허함 그리움 가끔의 우울함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누군가는 여유 속에서 시간을 사치했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돌이켜보면 나름의 바쁜 일상 속에서 그 감정들은 쉬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유와 관계없이도 생겨나는 그 감정 자체가 사치인 것인가 아니면 지나간 시간에 대한 감회가 사치인 것인가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누군가 그것을 익스트라버건트라 꾸민다면 나는 좀 더 럭셔리하게 해 볼 생각이다 – extravagant 20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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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1회 리뷰 및 추측
[SBS 시청자 게시판에 남긴 글] [1] 언니는 교통사고에서 죽지 않았을 수 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뒷좌석에 있던 아이 둘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습니다. (느린화면으로 부각) -그리고 아치아라에서 할머니에게 보낸 편지(실제 받는 사람 이름은 한소윤)안의 신문을 보면 아버지, 어머니 이름은 형관팬으로 하이라이트 됐습니다. 두 딸의 이름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언니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은 언니일 수 있습니다. 김혜진(장희진)이 한소윤(문근영)의 친언니일 가능성입니다. 신문내용: 한소정(9세), 한소윤(5세), 부모님은 40대. 인물소개: 김혜진(실종당시 30세), 한소윤(28세). 4살 차이니깐 2년 전 실종됐다면 나이도 얼핏 맞을 수도 있습니다. [2] 아마도 그 시체는 김혜진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 제3의 살인사건을 끼워넣음으로써 헷갈리게 만드는 장치인 듯합니다. – 또 SBS 등장인물 소개에 서유나(신은경 딸)는 죽음을 본다고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