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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바르셀로나 2012 바르셀로나의 경관은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다. 가우디의 건축과 낭만적인 지중해, 바르셀로네타 해변. 그리고 FC바르샤. 과거와 현재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평온한 듯 정열적인 도시.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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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립
서른이 이립而立이라고 했던가 而를 耳로 바꾸어 보는 것을 어떨까 소통의 완성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 진실되게 말하는 것보다 가감없이 들어주는 것 – 而立.耳立 20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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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 신루
사실 우리들은 서로 알고 있었다. 그때의 현재에 충실했던 것일 뿐. 인연이라 말했던 수많은 관계들의 무너짐. 외곽에 맴돌다 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들. 함께한 많은 이름은 어느 순간 사람들이란 집단 속에 자리하고. 이내 곧 흩날리는 조각이 되어 봄이 지나는 꽃잎처럼 사라진다. 여느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고. 오늘 헤어짐이 영원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묻어두고. 지금과 영원히 마주하지 못할 운명을 체념한다. 실제로 삶의 끝이 그러한 것을 우리가 알듯이. 우리의 조각들도 그러하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그때의 현재에 충실했던 것일 뿐. .. 나는 우리의 이어짐이 작은 유리틈 사이로 덧없이 빠져가는 모래처럼 흩어지길 바라지 않았다 .. 적어도 나는 그러했다 .. 시간이 지나도 …… – 연(緣)의 신루(蜃樓) 20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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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하나 그리고 서른
스물 한 살 때인가, 오늘보다 조금 더 포근한 날씨에 춘천으로 가는 열차에서 창가에 앉은 그 친구가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놀 수 있는 게, 지금이 마지막일지도 몰라’ 나는 당시 그 의미를 체감하지 못했고, 어쩌면 지금도 전부 이해못했을 수 있다. 사실 스물 하나인 아이치고는 철이 든 생각이었을 수 있지만 지나고보니 정확하게 맞는 말이었다. 오늘 그 한마디가 들리는 듯 그 말에 담긴 모든 감정들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날이다. – 스물 하나 그리고 서른 2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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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에
군입대 후 집에 돌아오니 그사이 집에서 내 짐들을 정리했는데 창고에 넣어뒀던 그것을 고물상에 팔아버렸다 만원이나 받았을까 버릴 수도 있었던 것을 구태여 집으로 가져온 건데 엄마는 참 로맨스가 없었다 스물이 꾸미는 시절동안 그보다 훌륭한 선물은 없었다 어쩜 그리 좋았을까 지금의 내마음엔 그 투박한 먼지쌓인 물건마저도 없어 오래전의 문을 슬며시 열어보았다 – 그즈음에 20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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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古城
조금은 음산한 꽤 오래된 고성 드라큘라 백작 아주 높은 성벽 조그만 문하나 난쟁이 아저씨 벽은 높아지고 문은 작아지는 황량한 판타지 종탑의 시계종 나즈막히 울며 소름을 치닫고 – 홀로 고성(古城) 20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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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찌해야 합니까
아무 말 없어도 우리 서로 알아줄 수 있는 사람 그냥 편안히 말없이 마주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지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 숨김 없이 다 말해버리고는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 나보다 더 정이 많은 사람 나보다 더 배려가 깊은 사람 무엇인지도 모른 채로 어느새 가슴이 뛰어 버리는 그런 사람 나의 진심어린 마음을 이끌어 내는 사람 그렇게 미친듯이 나를 변화시키는 사람 착한 순수와 순결한 외로움을 지닌 사람 나를 찾아주고 일으켜 세워 주는 고마운 사람 자신을 아무도 모르게 희생하고 배려해온 그런 사람 왜 그렇게 잘난 사람 그래서 차마 알지 못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사람 – 나는 어찌해야 합니까 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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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지나 어른에 다다라
서른을 지나 어른에 다다라 사랑에서 나를 좀 더 아프게 했어야 했다는 마음이다. 좀 더 많이 실패했어야 했고 알 수 없는 벽에 더 세게 부딪혔어야 했다. 심장의 울림을 더 뜨겁게 하여 밖으로 내보내 그대로의 감정과 현실을 좀 더 사랑했어야 했다. 나의 심장에게 열어주지 않은 호소 가로막았던 두려움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렇게 마른 마음으로 시든 것은 아닐까 현실과 현재에 타협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나의 어른이 두려울 지도 모른다. – 서른을 지나 어른에 다다라 2014-07-02